독일에 가면 작가와 음악가의 거리가 있어.
바흐 거리, 베토벤 거리, 그릴파르처 거리, 브레이트 거리...
그 거리의 표지판을 닦는 청소부 아저씨는 자신이 하는 일을 참 좋아했대.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었지만, 아저씨는 먼지와 싸움을 결코 포기하지 않았지.
그러던 어느날 아저씨는 큰 충격을 받았어.
아주 오랫동안 표지판을 닦아오면서도 정작 자신은 예술가들을
전혀 모르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거지.
그 후 아저씨의 모습은 음악회장이나 오페라극장에 자주 보였어.
밤새 거실에 누워 음악을 듣던 아저씨는 헨델과 같은 음악가들과 친구가 되었지.
또 아저씨는 괴테를 비롯한 유명 작가들의 책을 모조리 읽기 시작했어.
시립 도서관의 직원들은 아저씨를 보면 늘 반갑게 인사를 했지.
그렇게 아저씨는 유명인사가 되었어. 많은 사람들이 아저씨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했지. 어떤 대학에서는 교수로 초빙하기도 했지만, 아저씨는 겸손히
거절했대. 아저씨는 표지판을 닦는일이 참 행복했거든.
** 타이티에서 살며 야생적 색채를 탄생시킨 고갱도 35세에 그림을 시작했더군요. 그전까지
증권회사를 다니던 고갱은 한 아내와 다섯 아이를 거느린 가장이기도 했었지요.
타이티에서 원주민들과 함께 생활하며 회화의 새로운 기법을 찾아낸 고갱도 살아 생전에는
별다를 명예를 얻지 못했다지요. 역시, 늦게 그림공부를 시작한 고흐와 마친가지로요.
많은 어려움이 있었겠지만,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던, 고흐와 고갱은 참 행복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행복은 무엇일까요? 남에게 드러내고 싶은 일이 아니라, 진정 내 자아가 위로받는
일을 하고 있을때 행복감을 느끼겠죠. 무엇보다 먼저 내 자신을 위해야겠죠.
길지않은 시간이었지만, 시를 써오던 종종 나에게 묻던 질문 하나를 얼마전 버렸습니다.
시 쓰는 것이 행복하니?
알고 있으면서도 쉽게 잊고 있는 것. 그건 지금 일생 단 한번의 시간이 지나고 있다는 것이겠지. 한번밖에 없는 生, 그리고 단 한 번 관통하는 청춘. 그것들에게 내가 해줄 것이 무엇일까 생각하고 있노라면, 가슴 한켠 뜨거운 무언가가 치밀곤 하지. 하자, 하자, 그래 할 수 있어, 라고 꿈이란 다 그런 것 같아. 시간의 강 너머 누군가 나를 부르고 있다고, 거기에 꿈속의 내가 있어 나는 나를 찾아 떠나는 것이라고. 지금 너는 그 강을 건너고 있는 게야. 詩가 부르고 있는 그곳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