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돌프가 밉다.
크리스마스시즌이라 종종 아니 거의 하루에 수마리를 그려줘야 하는 것도 그런데
그리는 중 녀석들의 토론이 가관이다.
루돌프가 무슨 동물이냐는 둥...노래에도 정확히 사슴이라고 하구만
지네집 누렁이랑 닮았다고 개라고 우기는 창현이
거기다 한 술 더 뜬다고 준성이 녀석은 그럼 루돌프 뿔도 녹용아냔다.
헉!
생각해보니 루돌프 뿔도 녹용이다.
왜 루돌프만 코가 빨가냐? 는 기본이다.
루돌프는 세상에 한마리 밖에 없다면서 산타 할아버지 썰매 끄는 사슴 코는 왜 다 빨개요?
색색가지면 이상하잖아.
그렇게 말하면 아이들은 모두 나를 미워한다.
지식검색을 해서 다양한 지식을 알려주려는 시도를 해 보았으나
아이들은 금방 삼천포로 빠져 또다른 질문을 만들어 낸다.
우리나라는 왜 호랑이 모양이로 생겼어요? 이렇게
가만히 생각해 보다 나는 그냥 루돌프를 미워하기로 했다.
좋은 방법은 아니겠지만 나는 오늘밤 루돌프가 밉다.
p.s
형. 늦었지만 덕분에 헤이리 페스티발 잘봤어.
크리스마스 잘 보내고 나랑 같이 루돌프 미워하자^^
반가운 이름. ^^ 한 여름 폭우 때 다녀갔는데 돌아보니 벌써 안개가 자욱한 크리스마스 이브로구나. 눈이 펑펑 와서 아름다운 크리스마스가 아니라, 아침부터 공기까지 하얀색으로 물들여 놓은 들판이며 산, 길들이 아름다워서 크리스마스가 될 것 같다. 아이들에게 루돌프를 그려주는 것이 힘들기도 하겠지만, 실은 동심 한가운데 루돌프를 풀어 놓아주는 것일 터야. 그래 오늘만큼은 루돌프를 미워해도 되겠다. 세상의 어떤 미움조차 성탄전야 사랑의 불빛 아래 드리워진 것일 테니까. 어떻게 시는 쓰고 있니? 아이들과 너의 의지와 詩는 모두 같은 길에 있길 바래. 메리 크리스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