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제목 : 시골 기찻길
이번에 내가 기대하고 기다리던
아빠의 고향이자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산소가 있는
시골 부안으로 내려왔다.
사람들 많은 기차를 타고서 말이다.
민지가 전 추석에 시골을 갔다 왔을 때
기차에서의 에피소드를 듣고 나서
나도 가야지 하는 맘에 이렇게 왔다.
설날이니 만큼 눈이 펑펑 내리는 한 시골에서 지내고 싶었기 때문이다.
결국은 눈이 펑펑 내리는 시골에서 눈놀이를 하면서 재미있게 놀았다.
기차를 타서 너무 좋았지만 기차를 타면서 느꼈던 점이 많았다
기차에 앉지도 못하고 서서 가다니 참 대단 한 것 같다.
나도 크면 과연 그럴까?
나는 이런 느낀점 때문에 이번 설날은 오래 기억에 남을거 같다.
--큰아빠,큰엄마 집이 있는 부안에서--현정--(2004.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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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태어나서 이렇게 눈이 많이 온건 처음 본거 같아!"
하면서 민지와 현정이는 집안에서 보낸 시간보다
밖에서 눈과 함께보낸 시간이 훨씬 길었던거 같다
오늘 장화를 신고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산소를 눈을 밟으며,썰매를 타고 걸어서 갔다...
현정이는 준비해간 귤을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산소위에 올려 놓으며
"저희들 왔어요.할아버지, 할머니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절을 하는 현정이 민지...
돌아가신게 아니라 하늘에서 우리를 내려다 보고 계실거라고 믿은 현정이와 민지...
서울에서 출발전 부터 할아버지 할머니 뵈러 언제 가냐고 물었던 현정이...
설날이라고 하면 새배돈을 먼저 생각하지 않고,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산소갈 생각을 먼저한 현정이 얼마나 대견하고 예뻤는지 모른다...
작년엔 할아버지가 우리 뒤 따라 다니셨는데 말하는 민지....
함께 살지는 않았지만, 유난히 할아버지의 얼굴과 수염을 만지는 걸 좋아했던 민지...
옥상 오르는 계단을 부지런히 눈을 퍼다가 썰매장을 만들어 놓고,
양볼이 빨갛게 타버린 민지의 얼굴이 홍시같다...
눈위에서 썰매를 누워서 타고 엎드려서 타고,
비닐푸대를 갔다가 썰매를 만들어서 놀고 있는 아이들
눈이 은빛이다....눈이 부셔서 차마 바라볼수가 없을 정도이다...
그위에 은빛날개를 달고 날아 오르는 두 요정 아마 내 아이들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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