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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내 안의 나인가 ..... 김정숙

2004.04.04 12:50

전수빈 조회 수:197 추천:1



《널 소유하지 않으면서 또한 소유하는》 / 김정숙 / 《문학의전당》시인선


내가 내 안의 나인가 / 김정숙


        두꺼운 솜이불 둘둘
        말아 올리며
        침실 문 앞에서 달그락거리며
        말장난을 치는 고양이들에게
        나지막하게 타이르며 얘들아
        난 외롭지 않으니 다른 곳에
        가서 집을 근사하게 짓고
        행복하게 살면 안 되겠니, 하면
        쥐 죽은 듯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한참동안이나 듣고 있다
        고양이와 사람 사이에도
        정이 흐른다는 사실
        사람 말귀를 귀신같이 알아듣는다는 것을
        고양이들과 몇 번 대화 나누면서 알았다
        너희들 내 말 안 들으면
        혼난다 하면 숨죽이고 가만히 있고
        잘 들으면 예뻐할 거야 하면
        야옹야옹 그렇게

        담벼락에 줄지어 서 있는
        저녁에만 분단장하고 입술을 여는
        분꽃들 사이에 외롭게 피어 있는
        한 송아리 장미꽃과
        눈인사라도 하는 날에는
        저 모습이 내 모습인 것만 같아
        담벼락을 보고
        내가 내 안의 나인가 아닌가
        살아있음을 확인한 후에
        퉁퉁 젖 불리며
        새끼 떨쳐버린 어미 소처럼
        하얀 가슴 타 내려앉을 때까지
        목놓아 그렇게

        몸부림치도록, 잠 안 오는 날에
        꿈속에서 네 이름 목이 쉬도록 부르며
        너에게 달려가서 인정받고 싶어
        거실에 앉아 가만히
        내 발소리 엿듣고
        밤을 줄까 안 줄까 조바심 내고 있는
        저 가엾은 붕어들의
        아름다운 아미(娥眉) 쳐다보다가
        또 그렇게

        달빛에 익어 하얗게 말라비틀어진
        우리 집에서 살아 숨쉬는 생명체들
        온갖 나무들, 식물들, 동물들
        가슴이 까맣게 타서
        영양실조 걸린 사람처럼 우두커니
        서 있는 그놈들 바라보다가
        이렇게 사는 거야 열심히
        내가 나를 사랑하고
        이기고 지키면서
        가슴 미어지게
        나는 울었다




제가 앓고 일어 났습니다
마음 깊은곳 자리잡은 멍울이 꽃망울 터지듯 터지고
치열하게 아프고 나니 자신이 보였습니다
이전에 내가 어색하게 보일만큼  
일주일이 참 길게 느꼈던 시간 아닐까 싶습니다
늘 닿는 공기가 다르게 느껴지니
살아있긴 하구나 싶습니다...
사람은 우연한 기회에 깨닫는게 참 많습니다...
일주일만에 커피 한잔을 앞에 두고보니,
그 향기가 일품이군요...

홈을 봄단장 하셨군요...
이곳에 오면 뵌적 없는 분들이지만,
정갈하고 맑은 기운이 느껴져서
기분이 상쾌합니다....

연휴이어지는 일요일
가까운 곳 나들이도 하시고,
즐겁고 행복한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