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을비맞으며산에오르는사람은그까닭을안다.몸이젖어안으로불붙는외로움을만드는사람은그까닭을안다.후두두둑나무기둥스쳐빗물쏟아지거나고인물웅덩이에안개깔린하늘비치거나풀이파리들이더꽂꽂하게자라나거나달아나기를잊은다람쥐한마리하는일들모두그좋은사람때문이라는것을안다.이런외로움이야말로자유라는것을나는안다.감기에걸릴뻔한자유가그좋은사람으로부터온다는것을비맞으며산에오르는사람은안다...
광활한바다의심장보다초라한듯하지만견디며올라느끼는산의정상에서외침이골짜기로접히는나이가되어가.소년시절가슴에바다를품었다면이젠비맞으며오르는정상의물한모금에감사할줄아는..인생은산과같다고누군가가말했지..아마도그런것같다는감이오는순간부터난나이가나의생각보다빠르다는걸느낀것같아.
산에오르는발걸음이무거우며무거울수록진중한나의사고는산을헤메고깊어진무게만큼이나냉철한해답을주는곳이산이아닌가싶어.봄의새싹이빼꼼히고개드는봄에서더이상참지못하고몸통을내밀어유혹하는여름이와.아직은봄같은조심스러움과여름같은무모함을가진걸보면젊은은역시뭘몰라도편한건아닌가싶어.오르는자만이느끼는희열..물한모금조차만들지못하는미천한존재를산에올라보고서야느꼈지.개미허리에묻은먼지하나만들지못하는인간이..자연의섭리와거대함에숙연해지는곳이산이기도한듯싶어.존재성을확인한다는것..어쩜이론과사고에서오는것보다자연앞에서는순간미천한존재가인간이라는걸깨닫는순간이아닌가싶어..오른다는것은왠지상승의의미와높아짐의의미를주는아주희망적인것이아닌가싶기도하고..이성복시인의시를요즘은탐독하는데..자연을통해많은공감으주고감동을전해주는것같아참좋아...
산위에서보이는바다를통해..내가조물주가된건아닌가하는성경의창세기를떠올려봐..
첫날에무엇을만들고..이튼날......그리고마지막날휴식한...가장높은곳에서의세상은모두내것이었고내손짓하나생각하나에흔들리기도멈추기도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