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식탁의 생일 케익을 개미들이 먹고 있다. 마음껏 먹거라! 촛불
을 켜놓고 생일축하 노래를 부르지는 않겠지만 배불리 먹거라.
개미들아! 너희들에게도 생일이 있다는 걸 깜빡 잊고 있었다.
- 최승호 <물렁물렁한 책> 중에서 -
기억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은 날들,
성곡미술관에서 만난 거미의 안부만 궁금해하기로 합니다.
그 날이 거미의 생일이었기를 기대하다 문득,
기념촬영에 응해준 거미의 착한 마음에 환해집니다.
댓글 1
윤성택
2004.05.15 11:41
보통 여느 여자 같았으면 벌떡 일어나 소스라치게 놀랐을 것을, 거미가 생쥐나 바퀴벌레와 다를 것은 또 무엇인지, 그 미추에 예민한 이 시대의 삶이 스스로 과연 결백한 건지 생각해보게 되는 사진이구나. 하루와 하루 사이, 햇볕과 비가 동전던지기를 하는 것만 같다. 좋은 시인으로 종종 오래도록 우리가 잊고 있었던 것들을 일깨워 주길 바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