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오랜만에 글을 올립니다.
제 나이 또래의 한국 여성이란 것이 '나'보다는 '가족'에 우선 순위를 두다보니,어떤 땐 나른한 시쓰기 보다 시장 바구니 휘휘 돌리며 하찮은 나물 몇 가지가 우선 할 때가 많지요. 집안의 하 많은 일로 하루하루를 보내기 일쑤지만, 혹시라도 틈이 나 이곳까지 들리는 밤.... [좋은 시]란에 올라오는 시들을 보곤 하루 종일 큰 소리치던 저는 어디로 가고, 좋은 시들 감탄하고, 애태우고....그런 날들이었습니다.
오늘은 제가 속해있는 여성문학회 공문을 쓰면서, 별지에 님의 시 '주유소'와 평을 실었습니다. (물론 허락도 없이 죄송하지만^^용서해주시리라 믿고..)
아마 내일 모레쯤 부터는 모든 회원들이 詩를 받아보고 행복해 할 것입니다. 난해하지 않으면서 뚜렷하게 내포하는 상징이 공부하는 회원들에겐 TEXT가 될 것입니다. 더위에 딱딱한 공문 한 장에 곁들인 시는 생각만으로도 시원하지 않을까요? 따지고 보면, 우표처럼 겨드랑이에 손지갑 하나 끼우고 시장에 들르는 것도 위의 제 행위도 모두 주유소에 들르는 같은 이치일거란 생각이 듭니다.
이번 주말엔 정말 오랜만에 가족 여행을 합니다. 15살 밖에 안 먹은 우리 막내가 근 2년을 새벽 2-3시까지 공부하더니, 드디어 작은 꿈을 이루었거든요. (경기과학고 특차합격) 온 가족 모두 기도하는 심정으로 보류해 두었던 여행입니다. 짧은 휴가 뒤엔 또 다른 시작이 있는 것...
어느 이름모를 시골 주유소에 들러 기름 빵빵히 넣고, 이른 가을을 찾으러 떠나겠습니다.
오랜만에 들러 주책없이 수다가 길었습니다. 콩깎지 낀 에미심정이라고 너그러이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말복만 지나면 조석으로 선들선들한 바람이 분다'던 어른들 말씀대로 길어봐야 보름 정도 덥겠지요.
그동안 건강 유의하시고, 가까운 시일내에 다시 뵐 날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