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아악- 싸아악-
잠결에 들리는 그 소리에 살며시 웃고 있었나 봅니다.
도시에 익숙해진 감각을 정갈하게 쓸어주던 소리,
누군가 골목을 쓸고 있었습니다.
싸아악- 싸아악-
마당을 구르던 마른 감잎들.
싸아악- 싸아악-
눈오는 날이 제일 싫다던 오빠의 볼멘소리.
싸아악- 싸아악-
결코 정갈하지 않았던 여학교의 교실바닥.
소리 하나로 행복해질 수 있다면,
내가 보는 수 많은 익숙함을 버릴 수 있을까?
무모한 생각까지 수북히 쌓인 잠 속을 헤매고 있었지만,
어둠보다 먼저 눈 뜨고 싶지 않은 아침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