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에서 올린 너의 글을 읽다가
오늘 욕실에서 허둥지둥 놓쳤던 비놀리아 비누가 생각나는 건 왜일까? ^^
써도 써도 그대로인 것 같은 청춘,
그 미끌미끌한 시간을 제대로 쥐지 못하고
눈 따가운 알몸인 채로 나는 샤워꼭지를 찾는다
하고 싶은 일을 생각하는 건 쉬울 거야
그러나 그것을 실행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다짐들이
간절해지는지를 상상해보면
네가 참 부럽고 아름답구나
마지막 페이지 앞에서 쓸쓸해지는 것도
길의 끝에서 느끼는 것과 같다는 말,
다시금 읽어본단다, 몇 개월째 네 몸으로
넘겨왔던 여정의 책도 이제 덮어야할
시간이 다가온 게로구나
그래 그 쓸쓸함을 오래도록 기억하자
쓰고자 했던 생각이 너를 거기까지 데려다준 것이잖니
호기심으로 꽉 찬 이 세계를 몸으로 밀고 가
여행이라는 궤적을 그리는 것도 사실
너의 빈자리를 메워왔던 수많은 활자였을 거야
소주잔이 너의 여행의 돋보기가 될 것 같다
비우면 비울수록 더 잘 보일 것 같고…
건강하고 꿋꿋하게 너의 책을 완성하고 돌아오렴
한 번도 본 적 없지만
음악이 좋아서 슬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