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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을 읽다가...

2005.06.19 00:56

한 잎 조회 수:206

유종인 시인의 『아껴먹는 슬픔』을 읽다가 좋은 시가 있어서 두 편만 두고 갑니다.

팝콘  / 유종인

손으로 집어먹을 수 있는 꽃,
꽃은 열매 속에도 있다

단단한 씨앗들
뜨거움을 벗어버리려고
속을 밖으로
뒤집어쓰고 있다

내 마음 진창이라 캄캄했을 때
창문 깨고 투신하듯
내 맘을 네 속으로 까뒤집어 보인 때
꽃이다

뜨거움을 감출 수 없는 곳에서
나는 속을 뒤집었다, 밖이
안으로 들어왔다, 안은
밖으로 쏟아져나왔다 꽃은
견딜 수 없는 구토다

나는 꽃을 집어먹었다

*구토는 한자로 되어있는데 한자가 안뜨네요^^

광인일기 2  
-어느 폐인의 가을
-------------------------------- 유 종 인

창녀 대신 아내를 샀다

부음조차 없는 이 가을, 내 목숨에 이미
조의만 표하고 싶어, 재래 시장을
어슬렁거렸다

저 머리부터 잘려나가는 생선들, 생물엔
아직 생피가 담겨 있을 거야!

녹슨 부엌칼 하나 없이 가슴엔
둥글게 칼자국 파인 도마가 놓여 있다

어디로 어디로 날 버리러 가야 하나
위로하며 죽을 수 있을 때까지
가슴에 걸린 흑칠판 위로
비바람이 버드나무 잎새로 휘몰아 쓴 글씨,
근처 연못 거울에 비춰보고 있는 사내!

아, 이제 견성한 개를 데리고
가을 강에 가보아야지
천년 전의 내 주검이 아직 썩지 않고 떠내려왔다
그걸 건져, 개에게 주었다
그러자, 개가 달려들어 내 혀를 꽉 깨물었다

죽음으로도 감옥은 버릴 수 없다
저녁 하늘, 간수같은 구름이 불타 흐른다

*여기서도 한자가 많은데 안뜹니다???????

가끔 좋은 시를 보러 이 곳에 들른데 대한 예의??(도 안되겠지만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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