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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황

2005.08.02 17:09

윤성택 조회 수:372 추천:1



Andrew Selby 작품.

요즘 잠자리에 요 대신 <청대자리>를 깔았습니다.
대체로 땀을 많이 흘리는 탓에
좀 더운 밤이면 베개가 신파스럽습니다.
그렇게 축축했던 꿈도 대자리가 깔린 후로는
시원하고 좋았던 것인데
잠에서 덜 깬 아침이면 어김없이 생기는
팔뚝에 찍힌 줄무늬,
그것을 쓰다듬으며 이런저런 생각이 나더군요.
어느 숲에서 말씀을 품고 왔던 것인지
밤새, 이리저리 뒤척였을 나에게
잠의 시작과 끝을 죽비처럼
내 팔뚝에 내리친 건 아닐까 하고.

요즘 비가 자주 내려 좋습니다.
그냥 빗소리가 좋습니다.
왠지 좋습니다.
좋아서,
새벽
열린 창으로
들리는 빗소리가
내 꿈의 갈피에 끼어
사락사락 넘기는 느낌이 좋습니다.

여하간 옛날 시나 끼고 앉아 타령이나 하여서
요즘 게으름이 최고체중을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삼순이 만큼만 진실하고 싶습니다.

깃털 같은 저기압이 날리는 위성사진
들여다보기 좋은 날.


* 팝업으로 방명록을 띄웠었는데 최근 에러가 많아 조만간 내리기로 하였습니다. 간편한 글쓰기가 없어져 아쉽네요, 양해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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