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우스도 더위를 먹는지 화살표가 쩍쩍 눌러붙는 말복의 오후입니다.
풋콩을 두어 단 사다가 엄지손톱이 물커지도록 까서 믹서에 갈았더니 연둣빛 콩국이 자미사 이불호청처럼 투명합니다.
병든 어머니 건강을 생각해서 일껏 국수를 말아 가져갔더니 국수가락만 돌돌 말다 그냥 내오셨네요.
" 참 곱다. 빛깔..." 그 한 마디로 미안한 마음 대신한다는 것은 알지만요.
윤 시인님, 저 참 오랜만에 놀러왔죠?
콩국수 말아 반짝반짝 하얀 쟁반에 받쳐들고 마실왔어요.
인사를 나눌 여유는 없어서 들러나가기만 했지만, 시와 떨어져 있을 때 가끔씩 생각나는 곳이었음을, 얼굴 모르는 문우들끼리 나누는 따뜻한 얘기들이 그리움을 키우는 곳이었음을.... 사알짝 고백해도 될런지요?
아! 저 또 어머니 방에서 호출이네요. 대한민국은 국군이 지키고, 어머니방은 24시간 제가 불침번 선답니다. ㅎㅎ
충성!!! 또 소식 전하러 올게요. 편안한 연휴 보내시고요. 그릇은 다음에 주세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