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의 공원을 점거한 비둘기들의 빨간 발이 총총해지는 계절입니다.
단풍잎, 은행잎, 플라타너스가 이른 낙엽으로 뒹굴기 시작하는 그곳의 가을은 시한부라서 나무에 매달린 잎사귀만큼만 존재하겠지만... 산책나온 사람들 중 그것을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듯 합니다.
때로 백발이 성성한 노인들이 짚고 가던 지팡이를 바닥에 꾹꾹 찍으며 '새로 고침'을 시도해 줍니다. 그러면 저만치서 자전거를 타고 쌩하니 달려오는 아이들이 까르르 웃음을 쏟아놓습니다. 덩달아 단장하고 나온 애견들도 겅충겅충 뛰어다닙니다.
아직은 그 힘으로 가을이 건재합니다.
오랜만이네요. 인사를 나눈지...
허겁지겁 하루하루를 살다보니 이젠 핑계에도 능숙해졌습니다. 늘 여전한 이곳............. 마음이 푸근해지네요.
11월은 부족한 너와 내가 온전히 합쳐지는 달... 1+1이라는 단순 명제를 무한으로 극대화시킬 수 있는 여지가 충분히 있는 달이기도 합니다. 워밍업 충분히 해서 겨울을 기다리겠습니다. 다운만 되지 않는다면 '새로 고침'은 얼마든지 가능할 테니까요.
님의 가을은 그지없이 행복하시길요. 잠시 소식 놓고 갑니다. ^^*
윤시인님에 대한 가을 안부겠지만 빼꼼히 엿본 제게도 가을 햇살 가득한 공원 풍경만큼이나 따스함이 느껴져, 덩달아 행복해진 마음 잘 보듬어 갑니다. 두분도 부디 행복하세요.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