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림골 연가*2
詩 박시은
아무도 붙잡으려 하지 않았네 겨우내 꽁꽁 걸어 잠근 대문 쪽으로 낯선 바람이 황급히 골목을 빠져나가는 것을 보았네 창문마다 점점이 피어난 불씨 밖으로 누군가 그 바람의 발자국 소리를 들었는지 못들었는지 알 수는 없었으나 아무도 창문을 열지는 않았네 펑펑 눈이 내리던 구부러진 골목 안 외로운 외등 하나만이 전신주 위를 밝게 빛나고 있었네 길이 만큼 폭이 좁을수록 밝아지던 골목 나는 갑자기 먼저 떠나간 이의 소식이 알고 싶어져 잠을 청하려다 벌떡 일어나 낡은 핸드폰을 열고 행간의 순들을 꾹꾹 눌렀네 폴더를 열고 들어가면 찾을 수 있을까 먼 행성에서 보내오는 이름들 별빛처럼 기스난 액정 속에 수신되곤 하였네 자정마다 골목을 겁탈하던 개 짖는 소리가 길 잃은 사생아처럼 떠돌던 골목 나는 그 좁고 막다른 골목 한 켠에서 눈물 한 방울 찔끔 떨어뜨렸던가 자취방 한 구석을 푸른곰팡이처럼 가득 채우던 파지들 슬픔은 목을 타고 올라오는 굴뚝의 매캐한 연기처럼 쓰리고 아파오듯 묵은 빨래와 밀린 학비 봉투를 옆에 두고 창문 밖을 바라보는 동안 나의 스무살 청춘은 그렇게 폭설처럼 흘러갔네 새벽이 서서히 오고 있었으나 아무도 희망을 노래하진 않았네 그 밤 골목 앞을 왔다 갔던 이가 사람이었는지 유령이었는지 아무도 알려 하지 않았네
...
잘 계시죠? 건강 때문에 한동안 아무것도 못하고 속앓이만 하다가 시간을 허비했었는데 이제 조금 몸이 낳아졌습니다. 시를 멀리해서 생긴 병인지 아니면 마음이 이미 시를 떠나서 생긴 병인지는 알 수 없었으나 다시 시를 읽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게 제 몸 안의 병들이 확 달아난 듯한 기분이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솔직히 저는 지금 수험생입니다. 어느새 서른이 되었고 그 나이에 맞는 직장이 필요할 나이가 되었습니다. 아직 준비중인 학생의 신분이지만 웬지 글 속에 파묻혀서 시를 멀리 했던게 병을 낳는 원인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오늘은 공부가 잘 되지 않아서 연습장에 모처럼 글을 적어보았습니다...아래분의 글처럼 저도 언젠가 윤시인님을 만나뵐 날이 올까요?
윤시인님을 만나는 것보다 시집으로 만나뵐 날이 더 빠를지도 모르겠지만...말이죠...
평을 해주신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습니다. 어떠한 답변이든 좋은 채찍질로 삼아 고근분투 하겠습니다.
날씨가 흐려서 몰래 꽃 피기 좋은 날입니다. 따뜻한 저녁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