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이제 축축하게 구겨졌던 나를 꺼내
햇볕에 걸어 두겠습니다
꽃바람 불어오면 많이 흔들리겠지요
바람이 내 등을 밀어
목련나무 곁가지로 날려 보낼지도 모릅니다
나는 불온한 평화 속에 피식피식 웃다가
바람 든 처녀처럼 스무 살 언덕을 넘나들지요
노란꽃물 터지면 흘끔거리던 숲 속
숨겨둔 애인과 걸어 볼 겁니다
후두둑 져버려도 괜찮다고
자꾸자꾸 뜨거워지는 꽃봉오리 열어
송두리째 마음 한번 뺏기고 싶은,
***
잘 지내시지요?
봄이 왔습니다.
시샘하던 바람도 잠시 주춤...
여기저기 봄 소리로 가득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