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꽃과 배추꽃
배추꽃은 지 속 배기 처럼
노랗게 피고
무꽃은 지 뿌리 속살같이 하얗게 핀다
꽃향기 탐내어 날개를 접는 벌 나비도
노랑나비 눈에는 배추꽃만 보여
노란 웃음 사랑을 나눠주고
흰나비 눈에는 유연한 허리로 피는
무꽃만 보여 해맑은 웃음으로
백옥의 사랑을 뿌리내린다
이렇듯 세상 이치가
자기들의 색으로 치장하는 생명이거늘
우리가 매일 바라보며 사는 하늘은
왜 파란색으로만 보일까?
아마 우리의 사랑이
늘 파란색으로 유혹하는 탓일까?
글/박종영 * 영상/이원준 사진작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