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드라마

2013.09.23 23:54

윤성택 조회 수:289

밤 열 시 방송 드라마가 있어서 불꺼진 아파트에는 종종 같은 색으로 반짝이는 창문이 있다. 그러니 별빛에게도 시청율이라는 게 있겠다. 동시간대 눈빛을 모아 방영 중인 새벽이랄까. 

휴지로 틀어막은 코피 같은 별이야. 눈을 뗄지 말지 조심스러운 몇 초간 누군가는 울고 또 누군가는 잔을 꺾다 멈추고. 배역이 하나씩 정해질 때마다 단역으로 밀리는 인연. 드라마를 보면 같이 착해질까, 가령 같은 날 죽은 타인들의 편성표. 드라마를 보지 않는 사람은 언젠가 드라마가 자신을 시청한다는 걸 알겠지.

브라운관에 살갗을 대면 잔털이 웅성거린다. 나는 어쩌다 전자기적으로 뼈에게 피와 살을 입혔나. 냉각팬처럼 쉴 새 없이 돌아가는 심장. 마일리지로 누적되는 당신이라는 같은 이름. 내가 코를 골 때 가르랑 대며 꽃 피는 구절초. 나는 이렇게 총천연색으로 살아가다 어느 날, 앤딩 음악과 함께 빠르게 쏟아지는 글자로 사라지리라.

누구나 열 시 뿐인 밤하늘이 있을 거야.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94 7cm 눈 file 2013.12.16 768
93 충혈 file 2013.12.11 899
92 한 사람 file 2013.12.10 685
91 눈이 온다는 건 2013.12.04 2692
90 안부 file 2013.11.26 1801
89 그대 생각 file 2013.10.25 569
88 가을 file 2013.10.17 1857
87 一泊 2013.10.10 514
86 2013.09.25 334
» 드라마 2013.09.23 289
84 대리 2013.09.13 311
83 2013.09.10 314
82 몸이 생각을 앓고 나면 2013.09.05 426
81 감도 2013.08.31 307
80 우울 2013.08.29 280
79 기도 2013.08.28 360
78 기로 2013.08.26 317
77 건널목 2013.08.22 322
76 타인이라는 도시 2013.08.22 344
75 순수 2013.08.19 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