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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교

2020.03.25 12:33

윤성택 조회 수:871



삶이 시간에게 투옥 중인 것이라면 시는 그것을 잊지 않으려고 벽에 긁어놓은 표시다. 수많은 과거의 내가 기억 속에 갇힌 채 매순간 교정되는 상상. 과거와 현재의 시차를 잊은 채 나였던 것으로 세뇌 당하는 날들이다. 그러므로 나는 끝끝내 우리가 되기 위해 너를 버린다. 네가 완벽하게 내게로 사라질 때까지. 그렇게 됨으로서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철저하게 감염되는 것이다. 너와 내가 옮아간 것이 우리라는 항체이다. 그러니 시란 문학에 감염된 자들의 밀교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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