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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차이로 봄이 단추 하나를 풀고 있다. 편의점 파라솔 아래 한낮이 그늘을 흘리는 걸 지나치면서 날씨가 좀 지나치다는 생각을 한다. 캔 음료를 문제 삼고 싶지는 않지만 넘치는 일에는 관심이 많다. 가령, 내 안이 오기로 가득 차서 흘러나오는 문장 같은 거. 이러면 왠지 단추 하나 푼 셔츠 사이로 검실검실한 게 보이려나. 보도블록 위로 벚꽃잎들이 무성하게 덮여 있고 갈 길은 먼 데 날은 덥고.
어느 영화에서는 장마가 시작되고 끝날 때까지 풋풋한 사랑이 머물다 떠나기도 했지. 누굴 만나러 간다는 게 꼭, 벚나무 꽃 필 무렵만 같아 날리는 꽃잎 속에서 잠시 시간을 멈추고 어느 봄날을 선택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내렸던 결단을 지나쳐야 하지. 그것도 지나친 바람일까 봐서, 긴 팔 셔츠 소매를 걷어붙이며 걷는다. 다 지난 일은 다시 가서 데려오듯.
뜨겁게 마셨던 커피가 일주일 만에 얼음을 동동 띄우고 있다. 더우면 차가운 게 만만해져 이러는 변덕에 내가 졸로 보인다. 얼음 하나를 입에 머금고 휴대폰을 들여다보는 동안, 사각의 카페가 어썩어썩 부서져 간다.
이어폰 볼륨을 낮춰야 할 텐데
지나치게 마음이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