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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데 대각선 맞은편으로 청년과 중년 여자가 앉는다. 검은 뿔테의 청년은 백팩 속에서 백지와 볼펜을 꺼내 쉴 새 없이 적으며, 화학이 필요해, 하나 둘 셋, 이 얼 싼, 이치 니 산... 칼로리가 시간을 흡수하니까... 이모 집에 두 시까지 가야 해. 자폐 증상이 있겠거니 하면서 국을 뜨고 있는데, 네가 이렇게 떠들면 사람들 밥 못 먹어, 그만해. 여자가 다그친다. 나는 잘 먹고 있는데, 문득 내가 사람이 아니었던가 싶을 때.
난해한 확률 속에서 순간적으로 솟아오른 물방울처럼 공중에 무아로 뭉쳐 있는 둥긂, 그게 영혼이 머무는 세계라면 작용과 반작용 사이 자폐가 있지 않을까. 어쩌면 사는 것 자체가 결함을 고쳐나가는 것인지. 그녀가 이모였다가 돌보미였다가 엄마가 되는 얼개가 이치 니 산으로 읽혀 온다. 몸을 일으켜 의자를 식탁 아래로 밀어 넣고 건너편에 놓아둔 가방을 메면서, 유령처럼 주위를 둘러본다.
불안하니까 나도 몸을 드나드는 일이 편치 않다. 조건반사에 내맡겨도 일을 잘 마치고 길도 잃지 않은 채 집으로 돌아가겠지만. 마치 기계를 켜두고 기술자가 외출했을 때 작동하며 내는 소음처럼 이 얼 싼, 그 발음이 내게도 덜그럭거린다. 계산을 마친 뒤 식당 문을 밀고 나오면서 흘깃 뒤돌아보았을 때 반찬 그릇 옆에 펼쳐진 종이가 보인다. 점이 점점 이어지다 선이 된 암호들이 구조를 기다리는 모스부호처럼 가득 차 있다.
하나 둘 셋
두 시까지 나는 어디로 가야 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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