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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현듯 내가

2008.12.04 00:32

윤성택 조회 수:806 추천:15



살면서 내 것을 버리는데 걸리는 시간이
추억을 무모하게 만든다. 이해도 확신도 없는
너무 빨랐거나 너무 느린 기억의 속성.
들여다볼수록 지그재그로 금이 갈 뿐.
두려운 것은 내가 하나의 선택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변주된 청춘이 꿈의 환부마다 필연을 바르는
그저 이미지로 종속된 시간들.
그러니 일생에게 있어 生은 얼마나 관대한 광경인가.
우리가 보는 세계는 점점 사라지고
과거는 우리를 추억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전송되는 텍스트로 만든다. 잠시 후
이 글은 공기와 빛을 자장으로 다른 몸을 이룰 것이다.
불현듯 또 다른 내가 생각을 입을 것이다.
명랑한 집착아, 부식된 환상아, 안녕.
이제 내 뜻으로 나를 하나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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