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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을 걷는다

2009.01.30 21:16

윤성택 조회 수:874 추천:8



겨울 숲, 무수한 잎들이 쌓이고 적막마저 을씨년스러워
누구든 선뜻 발을 들여놓지 못한다.
나는 그 쓸쓸한 겨울 숲을 기억이라고 불렀다.
창문 밖으로 내다보이는 나무들은 고독한 개체이지만
회갈색 톤의 집단적 의식을 갖고 있다.
지금 내가 겨울 숲을 생각한다는 것은
나와 수많은 내가 하나의 영혼에서 숨 쉰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무는 더 많은 햇빛을 위해
간격을 의식하며 서로를 집착한다. 기억 또한
수효를 셀 수 없는 선택에서 가지를 뻗어왔으므로,
돌이켜보면 우리의 삶도 한때 충분히 고통스러웠다.
나의 숲에서 당신의 숲을 굽어보는 것만으로도
이 겨울은 외로워서 행복하다.
딱히 피할 길이 없었다.

- 《월간에세이》 2009년 2월호. 발표詩에 붙인 시작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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