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옛날 비디오 플레이어를 뜬금없이 뜯어보다
이 도시를 닮은 기판을 유심히 들여다보았습니다
정밀하게 칩으로 사라져버린 유적에
내 의식이 입혀져
불현듯 어느 순간의 기제가 되어갈 데이터들,
내가 죽어도 홈페이지와 페이스북은 살아남아
기록을 차용하여 또 하나의 인생을 조립해놓겠지요
얼마 전 참치횟집에서 참치 눈동자를 채 썰어
술 주전자에 담아 따라주는 잔을 받은 적 있습니다
아득한 심해를 가로질렀던 그 참치의 눈망울이 내 안에 들어와
무엇이 될까, 생각하다보니 내가 인터넷에 남긴 흔적 또한
언젠가 킬로바이트에 담겨 놓이겠구나 싶어집니다
한 사람의 꿈은 모든 사람이 가지고 있는 기억의 한 부분이다,
라고 ‘보르헤스’는 적었습니다
지금 이 적막이 너무 이른 우연은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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