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단상

2004.12.17 12:01

송은주 조회 수:123

            벗

내가 자고 있을 때 너는 일터에서 일을 하고
또는 그 반대로 일상이 이루어진다 하자
내가 자고 있을 때 내 피부는 나도 모르게
숨을 쉬며 네 피부 숨소리를 듣는다
너 또한 일터에서 내 피부가 내는 소리를 들을 것이다
너와 나 사이엔 시차가 없고
거리도 중요하지 않다
낙엽을 보며 너를 그리고
아스팔트 매캐한 곳에서도 너를 그린다
그리다 그리다 너의 속살이 당겨지며
네 얼굴이 일그러질 때 내 몸에선 벨이 울린다
눈에서는 액체가 고이고
길바닥에 고개를 쳐박고 마알간 그것 흘려 보낸다
너와 나 사이에는 시차가 없다
너와 나 사이에 시차가 없는 것은
우리 있는 이곳이 지구 안이기 때문이다.


4년 여 만에 인터넷상에서 시로 만났던 동생 같은 친구를
이번에 만나고 그 친구를 그리며 단상을 써보았습니다.
그 친구를 위해 기도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