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귤로 물들다

2002.11.13 17:14

윤성택 조회 수:176




        조그만 귤을 까면서
        엄지손톱 끝 노랗게 뜬 초승달이
        코끝 시큼한 계절을 닮았습니다.
        그리고 녹차티백을 매단
        가는 실을 따라
        해가 질 것입니다.
        우러난다는 것은
        밤으로 점점 어두워
        무언가 깊어지는 것.
        지금 밖은, 생각을
        한번 눌렀다가 떼어낼 때마다
        낙엽이 집니다.
        문자메시지 한 글자 한 글자
        밟는 소리 따라
        11월은 가고,
        이제 이 저물 녘
        물들 것만 남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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