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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리 페스티벌 2003,

2003.10.10 00:24

윤성택 조회 수:178 추천:1


설치작품 : 김승영 - 기억의 방 2



한켠에서는 공사가 한창이고
한켠에서는 가을이 막 도착한 곳입니다.
고독하지 않으면 오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라고,
한번쯤 담도 없고 아스팔트도 없는 길을
여한 없이 걸어볼 요량이시라면
조심스럽게 권하고 싶군요.
A4 크기의 리플렛 한 장을 쥐고
어젯밤 별들의 낙하지점을 찾듯
돌아보실 수 있으시다면.
거기 오래전부터 깊이를 알 수 없는
갈대 늪이 있었고 낮에만 밝게 비췄다가
저녁에는 꺼지는 연꽃 몇 송이가 있고
낮은 키의 나무다리를 따라 고즈넉이 들리는
종소리를 듣고 싶으시다면.
초입에 들어서서 막막해 하지는 마시길,
그 길의 끝에 오래전부터 그가 서 있었던 것처럼
누구나 다 초행길에 만난 인연이었던 것이니.

행사는 19일까지입니다,
www.hey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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