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봄을 맞으러

2002.02.23 14:20

윤성택 조회 수:169 추천:3

   
           

토요일이라고
어디 간판이라도 걸어 놓은 것 마냥
햇볕이 무료하군요.
이런 날은 모든 것이 조용히
저녁 무렵으로 쏠려 있습니다.
분명 잘 반죽된 어둠이 고루 펴질 때
저는 뚬벙뚬벙 술의 수제비를 뜨고 있을 것입니다.
또 얼마큼 잔들과 잔들 사이를 비껴가며
양푼에 퍼지지 않도록
저녁공기를 허파 끝에 매달아 놓을까요?
약속이 그리움 편이라면
가끔 이런 휴일에
모든 일을 버리고 투항하고 싶어집니다.
겨울이 개점휴업 상태인 요즘,
흥얼흥얼 발가락을 꼼지락거리고 있을 나무들과
편대비행을 미루고 있는 자유로 옆 들판의 철새들과
둥글레에서 녹차로 입맛을 바꿔 탄 내 머그컵과
시든다 싶어 맥주캔 하나 뜯어 부어주었던 동백화분과
전화기가 꺼져 있어∼라고 안내하는 번호의 적적함과
봄을 맞으러 가야겠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778 근황과 청바지 윤성택 2002.03.02 171
1777 아름다운 미소 [1] 윤성택 2002.04.04 171
1776 이 장한 몸짓들! [2] 윤성택 2002.06.05 171
1775 잘생긴 시인님^^ [1] 이진선 2003.02.21 171
1774 안부 전합니다. [2] 규하 2004.05.28 171
1773 그리웠습니다. [1] 고경숙 2005.04.04 171
1772 그리움...^^ [2] 날개 2006.06.22 171
1771 이런 생각, 백스물아홉 [1] 김솔 2007.10.27 171
1770 영상시, 감 윤성택 2002.10.04 170
1769 늦은 저녁 [1] 윤성택 2002.12.13 170
1768 가을, [3] 최을원 2003.08.31 170
1767 시 향기로 여는 아침 [1] 한 잎 2004.08.09 170
1766 느림 2 [9] 소리샘 2004.12.15 170
1765 [re] 축하와 마일리지 윤성택 2005.10.19 170
1764 겨울 어스름 윤성택 2001.11.28 169
» 봄을 맞으러 [2] 윤성택 2002.02.23 169
1762 맑은 하늘 [4] 윤성택 2002.03.06 169
1761 비 잠시 그치고 [2] 이창호 2002.08.16 169
1760 청년실업단 [2] 박초월 2003.09.26 169
1759 페.르.소.나 [1] 윤미진 2004.04.07 1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