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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향기로 여는 아침

2004.08.09 22:52

한 잎 조회 수:170 추천:1

한국문학도서관 - 메일서비스



안녕하세요! 김효선입니다. 새벽녘 밖에서 누군가 러닝머신을 뛰고 있는 소리가 들려 일어나 보니 소나기가 열심히 땅 위를 달리고 있었습니다. 제자리를 계속 뛰어오르는 빗방울들, 그 빗방울을 한참동안 바라보고 있었는데요, 누군가의 가슴에 저렇게 빽빽히 들어서서 때론 시원하게 또 때로는 울리기도 하며 가끔씩 뛰어드는 저 소리들을 느끼고 계신가요? 혹시 그 소리에 잠이 깨지는 않았는지요? 월요일 당신의 문을 두드립니다.

       





탈수 오 분간
----------------------------윤 성 택


세탁기가 아귀 맞지 않은 구석으로
가늘게 떨며 부딪쳐 왔다
자폐증 환자처럼 벽에 머리를 찧는 것은
내 안 엉킨 것들이 한없이 원심력을 얻기 때문,
바지 뒷주머니에 넣어둔 편지는 보풀이 되어
온 빨래에 들러붙었을 것이다 번진 마스카라,
흐느끼는 그녀를 안고 있을 때도 그랬다
어깨며 등 떨리는 오 분간, 상처는 그렇게
서로 부대끼며 천천히 가벼워지는 것인지
세탁기는 중심에서 울음을 비워내고서야
멈췄다, 멈출 수가 있었다
티셔츠 끝에 바지가, 남방이 엉켜 나왔다
탁탁탁! 풀어내며 언젠가 가졌던 집착도
이 빨래와 같았을까
건조대에 빨래를 가지런히 널다가
조금씩 헤져 가거나 바래가는 게
너이거나 나이거나 세상 오 분간이라는 것
햇살 아래 서서 나는, 한참동안
젖어 있는 것을 생각했다



* 위 시는 『2004년 <시와반시>여름호』에서 골랐습니다.
* 위 그림은『일러스트 윤서희 화가』의 작품입니다.
* 흐르는 음악은『♬miracle』입니다.
* 한국문학도서관 바로가기☞(http://www.kll.co.kr)은 올해는 유럽 각국의 한국어학과와 한국학연구소에도 연결시킬 예정입니다. 모두 우리 문학의 발전을 위해 하는 일이니 본 도서관 주소를 하루에 한 사이트에 게시판에 올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문학을 사랑하는 분이라면 <시의 향기로 여는 아침>이 멀리 퍼져 나갈 수 있도록 하단에 있는 '시향보내기'에 사랑하는 사람들의 주소로 보내주세요.
* 함께 하고픈 그림이나 사진, 시가 있으시면 제
문학서재나 angelica72@empal.com에서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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