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웃는 얼굴

2001.12.10 11:40

윤성택 조회 수:165

      

일요일 오후, 머리를 잘랐다.
하리수를 닮은 미용실의 그녀는
미소가 없다.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나도
갑자기 심심해졌다.
그러다가 무지개색 머릿결을 치렁치렁 뒤로 넘기며
머리만 자르는 그녀가 이상하다 싶어서
그냥 피식 웃어보았다.


그러자,
그녀가 웃는다.
내가 계속 웃어대자
"왜요?"하면서 따라서 활짝 웃는다.
쪽니가 드러나고
붉은 잇몸이 드러나고
하회탈 같은 얼굴 주름이 잡히고.
한 손으로 가려도
입이 보인다.


산골소녀
영자를 닮은.


웃는 얼굴은 늘,
순수한 자신의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