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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읽고자 했지만,

2002.06.30 19:22

이창호 조회 수:165

아, 암호처럼 밀려왔다 밀려가는 바다여.
네가 백사장에 끝없이 적고 있는
그래프의 속뜻을 난 아직도 깨닫지 못한다.
그 말랑말랑한 손끝으로 갯바위에  
가볍게 적고 있는 한줄 한줄의 메모를
난 이 나이가 되도록 읽지 못한다.
해변 위에는 깃발처럼 갈매기가 펄럭이고,
또, 꺼이꺼이
너의 울렁이는 가슴 속에 적힌 글씨들을
갈매기가 슬픈듯 낭송하고 있지만,
정말 미안하다 바다여. 소리는 들리지만
그 뜻을 알아들을 수 없구나.
읽기 전에 자꾸만 지우지 마라 바다여.
섬 하나 피멍처럼 수평선 위에
쑤~욱 솟을 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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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내시겠죠? 오늘이면 월드컵도 다 끝나고, 시간이 좀더 지나면 그동안의 열정만큼 빨간 열매 하나 사람들의 가슴에서 잘 익을 것 같습니다. 많이 바쁘다는 소식을 설핏 들었던 것 같습니다. 공사다망 중에도 늘 시의 중심을 놓치지 않을 사람임을 압니다. 윤성택 시인님은. 늘 건필 건성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