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원고 마감일,

2004.01.20 16:28

윤성택 조회 수:347 추천:4


원고 마감일
마지막으로 내 눈 앞에 정렬하는 글자들
그것들이 함께 쥐고 있는 긴장된 수식들
결연하면서도 마지막이어서 더욱 정든,
습작의 밤과 함께 했던 장면들.

왠지 후련한 듯 하면서도 쓸쓸한
날입니다. 왜일까 생각해보니
내 집착이 낳은 것들이어서 더욱
그런 건 아닌가 싶고요. 멀리
떠나보내는 아이에게 마지막으로
목도리 잘 묶어주고 어디 삐져나온
옷자락은 없는지 확인해주는
퇴고도 이젠 끝이 났습니다.

보름 정도 지나면 떠난 녀석들은
배달된 잡지 속 활자로 되돌아오겠지요.
그땐 못생기면 못생긴 대로
나일 수밖에 없습니다.

내일부터 연휴가 시작되는군요.
시골로 가는 서해안고속도로,
언덕길에 놓친 과일봉지처럼
벌써부터 대책 없어집니다.
가야할 길과 방향이 같다는 것은
이처럼 부대끼며 함께 산다는 것인지요.
정체와 서행, 원 스텝 투 스텝
고속도로에서의 트위스트.
그럼에도 기억하지 않았던 곳은 무사한지
천변의 부레옥잠은 여전히 안녕한지
전 부치는 내음 따라 가봐야겠습니다.

구정 잘 쇠시고요.
어디 2004년이 올 줄 알았습니까?
넙죽 세배하고 한 해 잘 살아내자고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998 안녕하세요. [2] secret 이숙희 2005.12.11 5
1997 감사합니다^^ [1] secret 코치* 2006.11.08 5
1996 성택! (나, 후기야) [1] secret 후기 2008.08.21 5
1995 대문이 바뀌었네요~ㅅㅅ [1] secret 김병곤 2008.11.16 5
1994 안녕하셨어요 [1] secret 김수정 2009.03.06 5
1993 사월.... [1] secret 김수정 2009.04.07 5
1992 안녕하세요 [1] secret 김수정 2009.05.20 5
1991 안녕~~선배님 [1] secret 송선미 2009.05.27 5
1990 편안하셨어요? [2] secret 김수정 2009.06.17 5
1989 안부 [1] secret 김수정 2009.11.02 5
1988 안녕하세요 [1] secret 김수정 2009.11.27 5
1987 선생님께 여쭙니다. [1] secret 김미옥 2010.06.08 5
1986 빈 집 [2] secret 어진이 2012.01.10 5
1985 잠시 들렀다가..... [2] secret 엘스 2005.10.18 6
1984 처음, [2] secret kosmos 2005.12.08 6
1983 안녕하세여.ㅋ // [2] secret ,꼬맹이★ 2006.01.19 6
1982 오랜만이야 [1] secret 곽윤석 2008.09.21 6
1981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1] secret 정상훈 2010.01.02 6
1980 똑똑똑 [1] secret 이미소 2010.05.03 6
1979 안부 [1] secret 김수정 2011.02.07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