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목가풍으로 깊어가는 밤

2008.07.04 10:03

이정희 조회 수:158

이 시 어때요?

목가풍으로 깊어가는 밤 / 심보선

처량하고 고요한 이 저녁이 지나면
온갖 경구들을 남발하고 싶어지는 밤이 오리라
오오 그중 단 하나라도 진실에 가까울 수 있다면
궁륭의 암흑을 떠도는 뭇별의 시간을 거슬러
달은 인간의 가슴속에 한 번 더 뚜렷이 떠오른다
영원이란
미네르바의 부엉이가 야금야금 찢어 먹는
죽은 쥐새끼 따위가 아니던가
지금 지상의 밤은
노래와 침묵 사이에서 붕붕거리는 밤벌레들
늙은 개를 집으로 부르는 낮은 휘파람 소리
홀로 죽어가는 촌로의 먹은 귓가에 부딪히며
다만 목가풍으로 깊어가고 있다
양 한 마리 양 두 마리 양 세 마리
차례차례 절벽 아래로 밀어버리며 곤한 잠에 빠진다
어디서 누군가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면
그는 자다가도 눈을 번쩍 뜰 테지만


* 심보선 시집 『슬픔이 없는 십오 초』 (2008, 문학과지성사)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938 리어커에 바람을 넣다가 윤성택 2001.04.21 107
1937 형, <b>poemfire.ce.ro</b>로 접속해도 되요. [1] 박진성 2001.04.21 86
1936 한참 동안 분주했다가.. [1] 영화 2001.04.23 64
1935 사월 초파일, 전봇대의 전율 [2] 2001.04.23 77
1934 바람이 많이 부네요 윤성택 2001.04.24 102
1933 잘 보고 감다 [2] 고딩 2001.04.24 59
1932 시와사랑에빠지다. [1] 2001.04.25 59
1931 솜털같은 윤시인님 [1] 2001.04.25 70
1930 이런 정신으루 ? [1] 2001.04.25 58
1929 연등 같은 마음 [1] 김혜경 2001.04.25 65
1928 잠과의 승부 [1] 윤성택 2001.04.26 114
1927 흔적 [1] 오지리 2001.04.26 72
1926 너무 찡한 글... [3] 2001.04.27 96
1925 [RE] 72년生의 비애 [3] 윤성택 2001.04.27 114
1924 야구 [2] 윤석 2001.04.28 52
1923 성택 [1] 한용국 2001.04.28 88
1922 모니터의 커서처럼 윤성택 2001.04.28 109
1921 문학... 김솔 2001.04.28 107
1920 [RE] 그나마 걸을 수 있는 건 윤성택 2001.04.29 104
1919 지금 [1] 윤석 2001.04.30 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