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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상어를 찾아서.

2004.05.27 15:27

김솔 조회 수:227 추천:2





●표준명 : 망상어
●學名 : Ditrema temmincki
●英名 : Ocean perch, Surf fish, Surf perch, Sea club
●분포·분류 : 농어목(目), 망상어아목(亞目), 망상어과(科)
●이름 : ‘큰 놈은 한자 정도이고 모양은 도미를 닮았으나 높이는 더 높고 입이 작으며 빛깔이 희다. 태(胎)에서 새끼를 낳으나 살이 찌고 연하며 맛이 달다’ 「자산어보」 (慈山魚譜)에는 망상어를 이렇게 설명해 놓고 그 이름을 망치어(望峙魚, 小口魚)로 기재하고 있다. 망사, 망상어(부산), 망싱이(충무, 통영군), 맹이(주문진), 망치어(흑산도), 망성어 등의 방언을 가진 망상어는 우리나라 동해안과 남해안의 갯바위나 방파제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종으로 흔히 ‘바다의 붕어’로 비유되기도 한다. 일본에서는 입술이 붉은 것을 비유하여 베니쯔게(べニツケ), 몸이 붉은 것을 아카타나고(アカタナゴ, 홍망상어), 몸이 푸른빛을 띄는 것을 아오타나고(アオタナゴ, 청망상어), 그리고 배속에 새끼를 가지고 있다고 하여 다나고(棚子魚)로도 불린다.
●생태: 어류가 새끼를 낳아 종족을 번식하는 양식은 크게 새끼를 낳는 난태생(卵胎生) 및 태생(胎生)과, 알을 낳는 난생(卵生)으로 나눌 수 있으며, 그 번식 생태는 종에 따라 매우 다양하다. 먼저 새끼를 낳는 태생어 및 난태생 어종에 대해 살펴보면, 난태생 어종 중에서도 새끼를 부화시켜 산출하는 무리와 알 속에서 발육 중인 새끼를 산출하는 2가지 무리가 있다. 즉 난태생어로서의 볼락 및 쏨뱅이류는 배속에서 새끼를 부화시켜 밖으로 산출(産出)하며, 일부 상어·가요리류는 알 속에서 새끼가 발육 중인 상태로 어미 몸 밖으로 나오게 된다. 그런데 이들 난태생은 어미 몸속에서 새끼가 발생하는 것은 태생어와 마찬가지이지만, 어미로부터 영양을 취하지는 않는다. 즉 망상어는 난태생인 볼락과는 달리, 어미 배속에서 부화된 새끼가 계속 5~6개월 동안 머물면서 어미로부터 영양분을 공급받으며 성장하는 완전한 태생어이며, 이런 생긱 양식은가오리·상어류의 몇 종에서도 관찰된다. 송사리와 같은 특수한 종을 제외한 대부분의 난생어들은 체외수정(體外受精)을 하지만, 이상의 난태생 및 태생어들은 독특한 모양과 구조를 한 교미기(交尾器, 교접기)를 가짐으로써 암컷과 교미를 하여 체내수정(體內受精)을 한다.
●식성: 어미 몸 밖으로 나온 망상어 새끼들은 수십 마리씩 떼를 지어 해조류가 많은 내만이나 연안 암초지대에 머물면서 요각류 등 소형 플랑크톤을 먹고 자란다. 망상어의 식도는 상당히 길며 위(胃)는 없다. 성어가 된 망상어는 위 내용물로 추정해 보면 물 밑바닥이나 해조류에 붙어사는 소형 동물이 주식이다. 낚시 갯바위에서 행하여지는 낚시 대상어들 대부분이 밑밥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그 밑밥의 질이나 투여 방법에 따라 조과가 크게 달라지는데, 이중 망상어 낚시는 특히 ‘밑밥 낚시’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밑밥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수심이 얕은 곳, 물이 맑은 곳일수록 밑밥 투여 없이는 조과를 기대하기 힘든 고기라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망상어는 중층에 떠서 노는 고기 중에서 갯바위 가장자리에 가장 가깝게 접근하는 고기 중의 하나로, 일단 물때, 채비, 미끼, 날씨 등의 조건만 잘 맞으면 마릿수가 보장되는 그야말로 ‘바다의 붕어낚시’란 별명이 어울리는 고기이다.

(출처: http://www.uljinbando.co.kr/jpg/uldg4.htm)

*****

물고기가 새끼를 낳는다고?
웃기지마.
새끼를 낳는 건 어류가 아니라 포유류야.
뭐, 네가 직접 그 물고기를 낚았다고?
하긴, 너라면 그럴 수도 있겠지.
넌 하루 종일 망상 속에서 낚싯대를 드리우고
말없이 희죽거리길 좋아하니까.

어쩌면 네 말대로,
네 주위엔 망상어들이 허우적거리고 있는지도 몰라.
그것들은 살찐 여자를 닮았지.
입술은 작고 붉고, 몸도 붉고 나부대대하고,
네 말처럼 자궁까지 지녔으니까 말이야.
그것들이 사는 곳도 그래.
여자들은 결코 한 생에 만족하지 못하고 늘
다른 생과의 가장자리만을 맴돌지.

네 주위에 어슬렁거리는 여자들은 어쩌면
누구의 어머니이거나 누구의 아내이거나
누구의 그림자일지도 몰라.
일그러진 삶을 너처럼 부둥켜안고 있겠지.

네가 했던 말은 모조리 기억이 나.
왜냐면 난 누군가의 말을 듣고 나면,
꼭 들은 것들을 상상해서 기록해 두는 버릇이 있으니까.

내 기억이 맞는다면,
네 주위에서 어슬렁거리는 망상어는
네 마리쯤 될 거야.

넌 아주 불안한 표정으로,
네가 출근하고 있는 동안 누군가
네 방에서 하루를 보낸다고 말했지.
그 증거로,
한동안 보지 않은 카프카가 책꽂이에 거꾸로 꽂혀 있고,
시대별로 분류해둔 재즈 시디가 장르별로 줄지어 있고,
컴퓨터의 문서함에 열어본 적 없는 파일의 흔적이 남아 있다고.
그런데 왜 여자라고 생각했더라?
아, 퇴근해서 방문을 열면 제라늄 향기가 나는 날이 있다고 했어.
제라늄 향기는 주로 여성용 바디 크림에 쓰인다던가.

또 언젠가는,
늘 여행가방을 든 채 버스 정류장에 서 있는 여자를
출근길에, 또 퇴근길에 만난다고도 말했어.
그녀는 버스가 들어와도 올라탈 생각을 하지 않아.
네가 급한 업무로 출장을 가게 되었는데도
그 여자는 어김없이 그 자리에 서 있었다면서?
바람이 실어가기 전까진 그녀는 꼼짝하지 않을 태세였어.
혹은 네가 실어가기 전까지.
네가 실어가지 않는다면,
죽음이 그녀를 낚아챌지도 몰라.
불가에선, 죽음이 들어 닥치기 전에,
풍도로 먼저 사지가 잘리는 과정을 겪어야 한다던데.

또, 그 여자는 어떻고?
늘 회사에서 비껴가는 여자,
그림자가 아주 길어서 그걸 빠져나가는 데도 시간이 많이 걸린다던.
네 책상 앞을 지날 때면
그녀의 발자국 소리는 늘 리듬을 잃는다면서?
웃기지도 않아.
그 여자의 남편은 너보다도 훨씬 더,
잘 생겼고 유능하고 여유롭고 현실적이며,
게다가 삶을 긍정할 줄 안다고.
너처럼 주말을 온통 골방에 박혀서
글로 씌어지지 않는 망상으로 궁상을 떨진 않아.

지난 주말엔 그 여자와 농담까지 나누었다고 했는데,
그 여자의 얼굴이며 옷차림이며 체취를 기억할 수 있겠어?
그것 봐.
네가 예매한 공연이라면 어김없이
그녀도 네 뒷자리를 예매한다더니,
넌 내게 거짓말을 했던 거야.
아니면 진실을 말하고 있긴 한데, 꿈으로 빚어진 진실이거나.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그것들 중 하나도 기억해 내지 못하는 거지?

모두 망상이야.
네가 살고 있는 곳에선
망상어가 떼로 몰려다니는 게 틀림없어.
도망치지 않으면,
넌 먹이가 되고 말거야.
망상어는 잡식성이어서,
개인의 불행 따윈 가리지 않고 입질을 하지.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그걸 왜 나한테 물어?
네가 더 잘 알잖아,
사막에서 낚시하는 법.

그게 뭐냐고?
정말 그게 뭐냐고?
허허.

2004.5.27 석가 탄신일 다음, 김솔


***

드디어,
이곳에 글을 쓰는 게 두려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전 이미 오래 전에 가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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