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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시 한편 썼습니다 ㅠㅠ

2007.10.24 01:41

김영일 조회 수:121

시험공부를 하던 중, 시 한편이 제게 와주었습니다.
윤 시인님께 처음으로 내보여요...^^ㅋㅋ
오늘 시험이라.. 공부해야하는데...
머릿속엔 온통 시생각 뿐이네요... -0-



반성문

나는 너무 작은 화분이었다
물 대신 햇빛 대신
내 알량한 자의식만 들이부었다
詩가 이울고
댓바람에 뿌리까지 위태로웠다
꽃 진 자리에
눈부신 상상력으로
내 안의 절실함으로
다시 한번 꽃 피워낼 수 있다면...

열매를 위해서
이파리 몇 개쯤은
스스로 부서뜨리는 법을 가르쳐주는
기형도 시집에
영원히 기생하고 싶은 밤이다


'열매를 위해서 이파리 몇 개쯤은 스스로 부서뜨리는 법을 가르쳐주는': 기형도 시인의 시 '위험한 가계(家系) 1969'에 나오는 구절을 변용






아 그리고.. 예전에 지적해 주신대로 시 수정해봤어요.


CCTV

안녕! 하고 먼저 인사해야
결박을 풀어주는 의심 많은 눈,
저 눈과 마주친 사람
저 눈에 등 보인 사람은
과거 죄의 편력이 속속들이 드러나
감전된 듯, 온몸이 따갑고 아플 것이다
저 눈은 기억력이 좋아
한번 본 사람을 잊지 않는다
네가 짧은 치마 살랑이며
집으로 돌아와 밥을 먹고 샤워를 하고
잠자리에 누워 눈을 감는 순간에도
너를 놓치지 않는 눈,
쉬지 않고 데굴데굴 굴러가는
관음(觀淫)의 눈동자

즐거운 나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