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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컴을 그리고 인터넷을 자주 또 오래 하는것을 알고
남편은 은근히 걱정했었다.
그것을 알면서도 나는 컴에서 손을 땔수 없었고
가끔 짜증을 부리는 남편의 모습을 보고
아름다운 영상과 노래를 실어 메일을 하나 띄웠다.
인터넷을 하는 이유와 내가 요즘 힘든 이유에 대해서.
인터넷을 하는 이유는 좋아하는 시와 노래를 감상하고
내가 운영하는 작은 동호회와 고등학교, 대학교 동아리에 글을 올리고
친한 사람들과 메일과 쪽지로 가끔 수다를 떨기위해서
정보를 얻기 위해서.
그리고 당신의 아내가 가끔 매스컴에 오르는
세상의 다른 여인네들과 같지 않다는 얘기와
당신이 나를 믿고 있는 한 믿음을 저버리는 일은 없을거란 얘기도...
그 메일을 받고 남편은 조금 안정을 찾은것 같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달가워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어제는 저녁 밥상 앞에서 이제 이몸은 시인이 되겠노라고 얘기했다.
아이들은 너무나 좋아했지만 남편은 별 반응이 없었다.
농담 섞인 한마디. "그거하면 돈 많이 벌어?"
나도 한마디 해주었다. "응, 무쟈게 많이 번데^^*" 아닌 줄 알면서도...
오늘은 교회 주일학교 공과 시간에 내가 가르치고 있는 두명의 아이에게
이 선생님의 꿈이 시인이라고 말해 주었다.
시집은 몇권이나 냈냐는 엉뚱한 질문을 하는 녀석도 있었다.
"이제 공부를 시작한 거야~^^*"
그리고 올해 예슨을 넘기신
아직도 딸들과 사위에게 시를 한편씩 지어 편지를 쓰신다는
전직이 고등학교 국어 선생님이신 권사님께는
"제가 요즘 시인이 되려고 공부를 좀 하고 있는데
권사님 댁에는 시집이 많을것 같아서요^^*"했더니
"오, 할렐루야" 하시며 내 손을 꼬옥 잡아주셨다.
아직은 모르실텐데 오늘은 목사님의 설교에서도
시인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나왔다.
그래서였을까? 남편이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사뭇 달라졌다.
남편은 이제 나의 가장 큰 후원자가 되어 주었다.
오늘은 나를 향하신 주님의 계획들을 발견하고
감격하고 눈물 흘리는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