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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고 그래!

2001.05.26 12:22

윤성택 조회 수:123






가끔,
큰맘 먹고 동전야구를 합니다.
뒤에서 기다리는 사람이 없다면
동전을 잔뜩 바꿔 놓고
치고 싶을 때까지 배트를 휘두릅니다.
하얀 공을 깡! 쳐내어
울림이 배트에서 손으로 전해져 올 때
더더욱 힘이 납니다.
그때마다  소리칩니다,
"오라고 그래!"
기계에서 퉁! 튕겨져 나오는 공이지만
그 공들을 자꾸만 의인擬人하는 까닭은
내안의 억눌린 감정 때문은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오라고 그래!"
그러면 날아와 깡! 맞는 공.
헛스윙도 하면서
비틀거리면서
땀 뻘뻘 흘리면서
삶은 이처럼 스윙의 원심력으로
살아가는 거라고
가끔은 헛치는 그런 게 인생이라고
큰맘 먹고 동전야구를 합니다.
요즘은, 보고 싶은 사람이 있어서
큰일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