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외투
곧 정신을 얼려버릴 겨울이 올 것이다
저 가을외투 그냥 두고 가기 정말 뭐하다
꺼낸지 보름도 되지 않았는데
남은 삼백 오십일을 암흑속에서 살게 하기가
정말 거시기하구나
내 혹 그렇게 두고 있는 인연은 없었나
전화번호에도 적혀있지 않는 어떤 흐느낌
그러나 가을외투는 의젓하다
이미 암흑과 다시 만날 기대에 부풀어 있는것도 같고
자기를 암흑에 가둘 가차없는 내 손에서 전해져올
몇 초의 따스함으로
제 구겨진 자리를 펼 준비를 하고 있구나
다시 만남만이 생이 아니구나
다시 헤어짐도 어엿한 생이겠구나
곧 겨울이 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