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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에나도 이름을 가지고 있다

어디까지가 인생의 승리인지 알 수 없다
나는 사람의 배를 칼로 직접 찌른 적은 없었지만
아무도 살해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 가 없다.
내가 이 세상에 오기 전에 있던 자들이
내가 살아 있음에도 세상을 떠나 버렸다면
그 모두에게 난 살인혐의를 지니게 되는 것이다.
한 사람을 사랑하겠다고
내가 헤집어놓은 타인의 사랑이 얼마나 많았을 런지
그 사랑들이 아스팔트에 떨군 눈물과 침과 피로
내 사랑의 결집체인 내 아이들의 육체와 정신을 이루고
있지 않다고 누가 말할 수 있겠는가
내 한 존재가 이 땅에 머물기 위해서
오늘도 밤새 잠 못 든 닭의 목가지가 잘리고
새벽에 깻잎의 모가지가 뚝뚝 떨어지고
그 누군가는 나에게 던질 복수의 문장을 가다듬고 있을 터이니
새벽을 눈떠 이 지상의 질서와 윤리를 생각하시는 분은
그 분 발에 박힌 이 가시 하나를 왜 쉽게 뽑지 못하시는지
내 지나 온 길이 혁명의 길이었다고 말하고 싶겠지만
후세에 유명한 도피처로 남을 것이다
내 한 말들이 지혜의 말이었다고 말하고 싶겠지만
후세에 말의 독극물로, 그 전형으로 기념될 것이다

그러나 나는 또 이 아침
사랑을 찾으러 하이에나처럼 길을 나선다
그러니 내 이름은 조정화
여인들이여 이 이름을 꼭 기억하시고 조심하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