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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범, 천서봉 시인 짧은 서평 《시와반시》

2007.03.20 18:31

관리자 조회 수:6185 추천:74


조동범, 천서봉 서평 -《시와반시》 봄서가 中



윤성택 시인의 시에서는 대상에 대한 애정이 느껴진다. 그는 언제나 대상을 애정 어린 손길로 쓰다듬고 있으며 대상 안에 자신을 투영함으로써 대상과 시인 자신을 동일시한다. 과장된 언어나 기괴한 상상력이 아닌, 전통적인 방법으로 대상의 본질을 드러내고자 하는 그의 시에는 그래서 시적 대상을 통해 나타나는 삶의 국면이 전면에 부상한다. 또한 이와 같이 드러난 시적 대상의 모습은 감정의 울림이라는 모습으로 다가오는데, 윤성택 시인은 시적 대상과 대상의 본질을 통해 우리가 지나쳐버리기 쉬운 서정적인 감정의 편린을 보여준다.

- 조동범 (2002년 《문학동네》로 등단. 시집 『심야 배스킨라빈스 살인사건』)


윤성택의 시는 제법 잘 찍은 한 장의 사진과 같다. 아름다운 구도와 처연한 색감이 있고 쓸쓸한 장면에서 비화하는 적확한 비유들이 있다. 마치 심도가 얕은 사진에서 적절한 공시적 배경으로부터 주인공을 끌어당겨 정확히 보여주는 힘! 그는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밝은 조리개값의 심안을 가졌으며 자신만의 색채를 수려하게 표현할 수 있는 감각을 지녔다. 색채라는 것, 색 이라는 것은 곧 하나의 고유성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리트머스'란 결국 정체성의 다른 이름이라 생각된다. 시인의 시가 무척 감각적인 시류를 따름에도 불구하고 결코 공허함이 느껴지지 않는 것은 그가 들고나온 언어가 맞닿아있는 뿌리의 참정신 때문이며 그리하여 마치 새벽 안개처럼 불투명한 시의 나라에서 '불빛'과 같은 그의 학문적 푼크툼은 단연 돋보인다. 내가 붉은지 혹은 푸른지, 그의 시편들을 따라 들어가면, 사람도 단풍처럼 물든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 천서봉 (2005년 《작가세계》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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