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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북신문/'서지월시인의 시세상'[2003.2.7일(금)자]

나무 아래에서


윤성택


바람 부는 날이 좋다
살아있는 것들의
몸부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흔들릴수록 더욱 아름다운 것은
나무를 붙잡고 있는 잎새들이다
가을까지 버티는 저 몸짓
삶에 흔들리는 나를
타이르고 있는 것이다

ㅁ해설------------------------------------------------------

폴 발레리는 말했다.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고. 그처럼 시인은 <몸부림>이라는 표현을 통해서 생명에 대한 외경심을 노래하고 있다.
「가을까지 버티는 저 몸짓」을 통해 보여주고 있는 유한한 생명은, 비단 <잎새들> 뿐이겠는가.
살아가면서 자연을 통해 진리를 터득할 수 있다는 것은 위대한 시인의 몫인지도 모른다.

<서지월/대구시인학교 지도시인>

*「서지월시인의 '시가 있는 세상'」은 앞으로, 한 권의 책으로 펴낼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