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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밀 속의 부산함 혹은 다양성

      
시인은 숲속의 고요 속 부산함을 통해 건강한 삶의 생동성을 만끽하고 있다. 윤성택의 「봄」은 거의 같은 맥락에서 이루어진 작품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윤성택은 봄을 맞는 반가움과 소란스러움을 '도처에 소문이 파다하다'라고 묘사고 있어 더욱 생동감을 주고 있다.

        나무는 가지마다
        망울 귀를 열고
        햇살을 엿듣는 중이다
        도처에 소문이 파다하다

                ―「봄」 전문

좋은 시란 도대체 어떤 것일까? 범박하게 말해 시는 <인간의 사상·감정을 압축된 언어로 표출한 문학의 한 갈래>라고 정의할 수 있다. 정의대로만 파악한다면 좋은 시와 좋지 못한 시의 구별법은 없다. 그러나 분명 좋은 시는 있다. 여러 가지 이론이 있을 수 있으나 나는 그것을 <사상성+논리성>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상성은 <내용>이라는 말로 고칠 수도 있을 것이다. 내용이 있되 논리를 갖춘 시가 좋은 시라는 의미가 된다. 시에는 논리가 필요 없다는 사람들이 있으나 그렇지가 않다. 좋은 시는 분명 구조상으로 논리적 아귀가 딱 들어맞는 시들이다. 현란한 어사에 무논리가 춤을 추는 시들은 시인의 개인욕망은 충족시킬지 모르나 독자들에게 감동을 주지 못한다. - 박신헌(문학평론가·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