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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다 싶으면
2001.04.03 15:54
윤성택
조회 수:1705
추천:19
[시를 쓰면서 생각한 것들]
봄볕이 너무나 어려서요. 아가처럼 무언가를 물려주어야 하는데요. 햇볕으로 내려와서 나무란 나무, 꽃이란 꽃 씨눈을 빨기 시작하는데요. 그래서 그곳에서 새순이 돋을 거라는데요. 투명한 햇발아래 가만히 서 있노라면, 염치불구하고 나도 펄럭이는 빨래처럼 널려지고 싶어지는데요. 그 어린 햇볕 볼기를 부벼주고 싶은데요. 그런데 왜 그럴까요? 자꾸만 젖었다. 젖었다. 세상에 너무 젖었다고 느끼는 것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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