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쓰면서 생각한 것들]
대학시절 수첩에는 늘 빽빽하게 웃자란 글자들이 눌눌한 갈피마다 삐져나오기도 했습니다. 무언가 적지 않으면 마음의 불을 어떻게 다스릴지 몰라서 그랬는지도 모릅니다. 4년의 자취생활 내내 에움길 돌아가면 희망이 있는 것일까. 그 불안한 자문을 하다가도 하나밖에 없는 인생, 하고 싶은 일을 하다가 죽는 것만큼 아름다운 것이 또 어디 있을까. 다짐하고 다짐했던 그 겨울 밤들. 그 시절 그 수첩에 쓰인 흔적들이 오늘 같은 날 마음 밑바닥 앙금으로 남았다가 다시 내게로 불어옵니다. 창 밖은 벌써 어스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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