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쓰면서 생각한 것들]
쓸쓸한 저물 무렵은 언제나 내가 길 위에 있는 시간이었고, 나로 인해 사라진 많은 길들이 보이는 때였습니다. 내 영혼의 뚜껑을 열고 탄불을 갈 것 같은 저녁놀, 내 영혼의 아랫목은 따뜻한가. 사랑은 이처럼 눈시울 붉은 뜨거움인가. 한번도 제대로 내 입으로 내놓지 못하고 글자로만 외쳐대던 사랑은 어쩌면 그렇게 잊고 있었던 식은 커피였는지도 모릅니다. 아주 오래 전 지금은 잊혀진 어느 무명 가수가 불렀던 노래 가사. 단 한 소절만을 나는 10여 년을 넘게 외우며 부르곤 합니다. "길을 걷다 문득 그대 그리워, 잊혀진 전화번호 떠올리네. 우리 헤어진 날이 언제였는지. 기억할 순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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