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그대생각

2001.04.03 15:17

윤성택 조회 수:1735 추천:21




[시를 쓰면서 생각한 것들]
오늘 버스를 타고 오다가 시멘트로 된 축대 너머 나무들과 꽃들을 보았습니다. 저들도 인간처럼 생각하고 느끼고 기뻐하고 슬퍼한다는군요. 그래서 문득 전방에 두고 온 애인 나무가 생각났습니다. 예쁘다는 말을 들은 난초는 더욱 아름답게 자라고, 볼품이 없다는 말을 들은 장미는 자학 끝에 시들어 버린다는 실험결과가 있습니다. 사실 우리가 산에 가거나 나무와 꽃과 함께 있을 때 우리의 마음은 차분해지고 아늑한 기분을 느낍니다. 아무래도 영적인 충만감에 젖어있는 식물들의 심미적인 진동을 우리가 본능적으로 느끼기 때문이 아닐른지요. 더 말할 것도 없이 식물은 우리가 함께 기대고 있는, 이 우주에 뿌리를 내린 감정의 생명체입니다. 그래 버스를 타고 오면서 전방에 두고 온 내 애인나무, 아침마다 막사에서 사령부로 이동하다가 내가 꼭옥 안아주었던 아름드리 플라타너스 애인이 떠올랐습니다. 두 갈래로 쭉 뻗은 각선미의 나의 애인, 지금쯤 낙엽을 떨굴 때가 되었군요. 보.고.싶.다.라고 써보고 싶네요. 잠시 한눈팔다가 생각했습니다.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공지 영상시 소스 공개합니다 [1] 2003.10.25 3927
34 낙엽을 위한 비망록 file 2001.04.03 1859
33 어느 저녁 친구에게 file 2001.04.03 1839
32 한줄기 꽃 [1] file 2001.04.03 1819
31 길 2 [1] file 2001.04.03 1819
30 쓰다만 편지 file 2001.04.03 1811
29 미용실 file 2001.04.30 1784
28 지갑을 바꾸다 file 2001.07.12 1776
27 [2] file 2001.04.03 1776
» 그대생각 file 2001.04.03 1735
25 봄이다 싶으면 file 2001.04.03 1705
24 태풍 속 나무 file 2001.04.03 1683
23 보리밭 file 2001.04.03 1660
22 건조주의보 file 2001.06.11 1655
21 세상 건너기 [1] file 2001.04.03 1646
20 건널목에서 [1] file 2001.05.21 1637
19 봄내가 난다 file 2001.04.03 1592
18 단 한번의 생 file 2001.04.03 1508
17 기억의 광합성 file 2001.05.14 1430
16 화양연화 file 2001.04.03 1418
15 옥탑방 [1] file 2001.04.23 1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