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쓰면서 생각한 것들]
금종이 가루처럼 반짝이는 햇살을 받으며 앉아 있습니다. 정지된 흑백화면처럼 세상이 고요하기 그지없습니다. 내가 하나 빠져도 세상은 제대로 돌아갈 것이며 나도 그랬듯이 남은 사람들은 잘 살아갈 것입니다. 어김없이 낙엽은 지고, 또 겨울이 오고 봄이 올 것입니다. 쓰다만 편지. 수없이 편지지에 써보았던 문장들, 밤새 파지를 만들어 내고 부치지 못한 날이면 하루가 하얀 백지처럼 아득하기만 합니다. 눈이 오길 바라는 마음, 어쩌면 그대에게서 올 기별을 원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잔기침 죽이며 따뜻한 차 한 잔 두 손으로 감싸쥐고 생각해봅니다. 첫눈이 보고 싶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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