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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

2001.04.03 15:08

윤성택 조회 수:2407 추천:21





[시를 쓰면서 생각한 것들]
새벽에는 늘 생각이 마음 속에 기와를 얹고 들어와 삽니다. 낮동안 잠들었던 가로등, 가난한 담벼락에 기대어 홀로 어둠의 연료로 빛날 때 고단한 길들은 늘 둥그런 가로등 불빛 아래에서 흩어지곤 합니다. 새벽에 쓴 편지는 언제나 밤사이 달아난 감정때문에 아침이면 찢어버리기 일쑤였습니다. 골몰하면 할수록 깊어지는 마음은, 아무래도 새벽의 전매특허인 모양입니다. 오늘 같은 아침은, 빗줄기가 창문을 기웃거리며 책상 모퉁이 어제 보다만 책을 읽거나 편지를 읽곤 하겠지요. 알고 있습니다. 우체통이 붉은 이유를. 사흘동안 그대에게 갈 여운을 생각하라는 것이겠지요. 마른 삭정이처럼 쉽게 타오는 감정을 경고하는 것이겠지요. 가끔은 부치지 못할 편지를 일기에 끄적이면서 같은 하늘 아래 산다는 것이 얼마나 슬픈 기쁨인지 생각하게 됩니다. 그래요, 추억의 사진이 퇴색하여 눌눌한 황금빛으로 변하는 이유는 오랜 세월이 흘러도 그 표정 그 느낌들이 사진 속에서 우러났기 때문일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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