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신춘문예의 계절

2003.11.27 11:53

윤성택 조회 수:639 추천:16


詩가 밥이 되지 않는 시대에
왜 많은 젊음들이 詩에 대해
아편쟁이마냥 중독되는지,
어쩌면 神이 만들어 놓은
발자욱을 뒤쫓고 있는 중일지도 모를
글귀를 훔치며 오늘도
詩詩한 밤을 지새고 있을 밤입니다.
곧 있으면 열병처럼 앓아야할 신춘문예지요.
수년동안 응모를 하면서
복권당첨과도 같은 당선을 꿈꾸곤 했었는데,
이제 지친 것인지
새해 벽두의 화려한 등단을
접게 된 것 같습니다.
그랬을 겁니다. 20일을 넘어서고 크리스마스 이브까지
누군가 이름이 맞습니까? 확인전화에도
덜컥 가슴이 뛰었던 때,
신문사에서 연락이 없으면 술이라도 안아야했던 시기입니다.
1월 1일 새벽, 츄리닝 바람으로 달려가 각 신문을 사들고
꼼꼼히 읽던 아랫목은 따뜻했던가 기억이 가물합니다.
자신의 시의 오류가 보이는 시기는 확실히
떨어져서 낭패한 그 한 달 후쯤입니다.
만지고 만져 닳아빠질 것 같은 시가
수많은 활자더미에서 당당히 개선하리란 믿음.
모쪼록 좋은 결과 있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시에 있어서 만큼은 늘 낭떠러지이시길.



* 2001.11.28. 천서봉 시인 홈에 남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