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옥상에서 본 그리움

2002.07.23 16:44

윤성택 조회 수:687 추천:8






옥상에 잠시 바람쐬러 갔더니
햇볕이 있는데도 비가 오더군요.
낮은 곳에 고인 빗물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들
한 점 한 점 비꽃을 피웁니다.
가만히 들여다보니 가끔씩 물방울이
둥둥 떴다가 터지기도 합니다.
사람 사는 것이 그런 것일까요.
빗물의 파문과 파문처럼 인연이 겹치면서
서로를 알게 되는 것.
잠시 후,
언제 그랬냐는 듯이 비가 그쳤습니다.
파문으로 일렁이던
그 바닥은 다시 하늘을
담아내는 거울이 되더군요.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당신과 내가 하나가 되어
하늘을 비추는 일,
물이 고여 흘러가지 않는다면
옥상의 이끼라도 키운다는 걸.
하늘을 담아내며 초록의 그리움으로
발효된다는 걸.

요즘 여전히 빗속입니다.


2001. 8. 1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47 조가튼 가을 2002.11.04 472
46 첫눈 [2] 2002.11.13 538
45 이게! 2002.11.27 410
44 겨울비 [2] 2002.12.16 561
43 다시 셀마를 추억함 2003.01.04 393
42 슬리퍼 2003.01.17 401
41 유리창은 수다중 2003.03.03 474
40 소리 지른 사람은 저입니다 2003.04.02 462
39 박성우 [거미] (창작과비평사) 시집 읽기 2003.04.08 438
38 그런 날 2003.04.29 431
37 [詩作노트] 실종 2003.04.29 506
36 선생님을 돌려주세요 2003.05.16 372
35 나는 지금, 2003.06.17 473
34 견딜만 하다 2003.06.24 639
33 '오노 요코'전을 보고 [2] 2003.07.08 337
32 두근두근 소곤소곤 2003.07.21 423
31 늦은 아침 2003.07.30 530
30 김솔에게 - 너의 만연체가 말해 주는 것 [1] 2003.08.26 513
29 가을 단상 [1] 2003.10.01 485
28 귤로 물들다 2003.10.13 3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