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다시 셀마를 추억함

2003.01.04 11:38

윤성택 조회 수:393 추천:2





삼월에 내리는 눈은
사랑처럼 대책이 없다.


어제 「어둠속의 댄서」를 보았다.
그 영화 정말 대책이 없었다.
눈물이 채 마를 시간을 주지 않고
환하게 불이 들어와 버린 것이다.


남자 여자 할 것 없이
여기저기에서 정갈한
눈물내음이 났다.


확실히 슬픔의 질이 달랐다.


사람들은 영화값을 지불하였고
감독은 눈물을 받았다.


깐느영화에서 눈물바다를 이루고
10분동안 기립박수를 받을만 했다.


아이슬란드의 국보급 가수 '비요크'는
데뷔작으로 깐느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그녀는 다시는 영화에 출연하지 않는단다.
평에서의 '소진'이라는 말이 눈에 띈다.


눈目은 어항과도 같다.
가끔 물을 갈아주지 않으면
물이 썩는다.
마음이 썩는다.


나는 믿고 싶다.
영화가 인간의 수명을 3배 연장시켰다는 것을.
영화로 얻는 간접체험은
3배의 시간을 살아서 겪는 세월과 진배없다는 것을.


아직도 대책없이
눈이 내린다.
토요일 저녁.



2001.3.3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27 시를 위하여 2003.10.25 613
26 어느 시인의 죽음 2003.11.20 571
25 신춘문예의 계절 2003.11.27 639
24 대학원, 2003.12.09 773
23 편지 [1] 2003.12.11 847
22 크리스마스 이브, [1] 2003.12.24 529
21 나였던 기억 2004.01.07 916
20 혼자 보는 영화, [1] 2004.02.25 898
19 3년 전, 2004.03.04 728
18 하필이면 지금 [1] 2004.03.16 1001
17 마음의 자리 [2] 2004.03.25 1329
16 잠바, 2004.04.17 696
15 그 바다가 안녕한지 궁금하다 2004.05.06 1183
14 5월, 아버지에 대한 편린 [2] 2004.05.08 986
13 나의 자주빛 소파에 부쳐 [3] 2004.05.31 1623
12 똥구멍에 힘 주시라! [2] 2004.11.25 1657
11 2004년 12월 31일에게, 그리고 2005.02.03 664
10 장마에게서 장마에게로 [3] 2005.06.22 883
9 가을의 노래 - 보들레르 [1] 2006.09.21 817
8 밤술 2007.01.27 697